미, 전문가 "북, 비핵화 진전 부족하지만 3차 정상회담 가능"

배상길l승인2019.06.10l수정2019.06.1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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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 비핵화 진전 부족하지만 3차 정상회담 가능"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역사상 처음 만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비록 북한 비핵화 논의에서 진전이 부족하지만, 양측의 필요에 따라 올해 3차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선 현재의 교착 상황을 풀고 대화 동력을 되살릴 수 있도록 양측이 유연성을 발휘해 타협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이들은 진단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북미 교착 해소를 위한 유연성을 확보하고 북한에 새로운 신호를 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역사적인 싱가포르 '담판' 이후 북미 관계가 얼마나 진전됐는지와 관련해선 한반도 긴장이 완화됐다는 의견과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견해가 나오는 등 평가가 엇갈렸다.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게 할 인센티브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올해 3차 북미 정상회담은 거의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재선을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에서 자랑할 수 있는 외교 정책 성과를 반드시 바랄 것"이라며 연내 3차 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북한이 이에 호응해 나설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 2차 정상회담이 열렸던 것과 같은 이유로 3차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반-반(50-50 chance)보다 약간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만나 합의에 도달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정책의 승리를 원하고 김 위원장은 제재 해제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양측이 얼마나 협상을 간절히 필요로 하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논의에서 진전이 부족하다면서 "진전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향후 북한의 도발적 행동으로 인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3차 정상회담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핵 문제 해결이 얼마나 이뤄졌는지와 관련해선 더 진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좋은 소식은 '화염과 분노'라는 핵전쟁 위협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이 이뤄지는 위험한 시기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자립적인 평화 체제를 만들 비장의 방안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성공하지 못했다"며 북핵 문제와 관련한 이전의 다른 협상들보다 빈약한 내용의 정상회담 성명을 도출하는 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핵 문제가 해결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주장은 그릇된 성취감을 불러일으켰다"며 "이어진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전임자들과 같이 '오직 영변'에 관한 합의안만 제시해 완전한 비핵화를 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엄 연구원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적절한 첫걸음이었지만 미국과 북한은 그 이후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단순한 핵 문제가 아니라 평화 문제로 봐야 한다. 협상 전반이 발전하려면 양측 모두 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미군 유해 반환 등 북미 관계에 긍정적인 개선이 있었고 하노이 회담에선 양측이 몇 가지 문제에 잠정적 합의를 했지만, 더 큰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행되지 않았다면서 "전반적인 북미 관계는 여전히 같다"고 말했다.

현재 북미 간 교착 상황을 해소할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측이 더 유연성을 발휘할 것을 주문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지난 1년 동안 구축해온 모든 선의를 불태우는 ICBM이나 핵무기 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양측이 어느 정도 타협하고 역사를 만드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입장에선 북한이 제재 완화와 같은 보상을 받기 전에 모든 핵무기와 발사 수단, 생산시설을 포기해야 한다는 환상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북한의 경우 영변 핵시설 폐쇄에 대한 부분적인 제재 해제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협정에 동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엄 연구원은 "한쪽이 먼저 유연성의 신호를 발신할 필요가 있다"며 "이상적으로는 이달 말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만날 때 더 큰 유연성에 합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북 조치와 관련해 더 유연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이것이 북측에 보내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몇 가지 옵션을 생각할 수 있다"며 영변 폐쇄에 대한 초기 제재 완화를 포함한 '스몰 딜'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문서상으로는 포괄적 합의에 도달하면서도 스냅백(위반행위 시 제재 복원) 조항을 포함하는 형태로 보다 단계적인 이행 과정을 두는 것도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배상길  sork11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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