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위원장은 "해안포 발사" 직접 지시..대남·대미 '동시 경고 메세지'

배상길l승인2019.11.26l수정2019.11.26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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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위원장은 "해안포 발사" 직접 지시..대남·대미 '동시 경고 메세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이 25일 서해 창린도에서 해안포를 발사하면서 서해 완충지역에서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키로 한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남북 9·19 군사합의 체결 이후 북한의 합의 위반 사례는 처음이다. 이번 해안포 발사는 한반도에서 언제든 긴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미국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대북 사업에 소극적인 남측에 불만을 드러내는 동시에 미국에는 연말 시한까지 새로운 셈법을 제시할 것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에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해 접경지역인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한 자리에서 해안포중대 2포에 사격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해안포중대 군인들은 평시에 훈련하고 연마해 온 포격술을 (김 위원장에게) 남김없이 보여드리고 커다란 기쁨을 드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76.2㎜ 해안포(사거리 12㎞)로 추정되는 포 옆에 서 있는 장면도 공개했다. 다만 해당 포를 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군 당국도 북한이 창린도에서 해안포를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의 정보 능력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발사 수와 방향, 탄착점 등 자세한 사항은 공개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창린도는 남북이 9·19 군사합의에서 지정한 완충지대에 포함된 지역으로 북한의 해안포 발사는 9·19 군사합의 위반이다. 군사합의 1조는 “남북은 지상·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키로 했다”고 명시했다. 같은 조 2항에는 서해 남측 덕적도에서 북측 초도까지 130㎞를 완충수역으로 설정하고, 이곳에서는 포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키로 했다. 또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포신에 덮개를 설치하고 포문도 폐쇄키로 했다. 남북은 지난해 11월1일 이런 조치를 시행했고 1년간 위반 사례는 없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 남북 접경지역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해안포로 추정되는 장비 옆에서 부대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 남북 접경지역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해안포로 추정되는 장비 옆에서 부대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의도적으로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남측을 향한 불만을 보다 강하게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은 그간 남측이 F-35A 도입 등 무력증강을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비난했다. 또 남측이 미국을 의식해 남북 정상이 합의한 교류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비판했다.

남측은 9·19 군사합의를 대북 군사분야의 주요한 성과로 평가해왔다. 군사합의를 통해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됐고 전쟁의 공포도 줄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부터 북측은 공동 유해발굴 등 합의 추가 이행에 호응하지 않았지만, 남측은 군사합의 1조에 따라 접경지역에서 적대행위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치적으로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이번 군사합의 위반은 남측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공식 개막한 날이다. 연평도 포격 도발 9주기(11월23일) 이틀 뒤이기도 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남북관계를 이어주고 있는 마지막 고리를 ‘끊을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미국을 향해 재차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미는 지난 17일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 이달로 예정됐던 연합공중훈련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하는 등 북·미 간 신경전은 지속되고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이 비핵화 협상에서 새로운 셈법을 가져오지 않으면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의 상황들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이 해안포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영상을 공개하지 않았고, 북한 매체의 보도 내용이 해안포 발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군인들의 부대생활을 다룬 것이어서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군부를 다독이고 내부 결속을 위한 목적도 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배상길  sork11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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