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기암괴석 두른 땅끝 미황사..수수함으로 명품을 숨겼다

김연수 기자l승인2020.02.27l수정2020.02.2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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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기암괴석 두른 땅끝 미황사..수수함으로 명품을 숨겼다

국내 여행 갤러리 이동해남 송지면 달마산 자락에 자리잡은 미황사 대웅보전. 단청을 하지 않아 수수하게 보이지만 눈여겨보면 명작과 명품이 숨어 있다.

바이러스 공포가 한겨울 추위보다 매섭다. 해남 땅끝을 찾은 지난 21일, 천년 고찰 미황사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소식이 속속 전해졌다. 띄엄띄엄 절간 계단을 오르는 관광객도 수시로 휴대폰을 꺼내 감염병 속보에 눈을 떼지 못했다. 올해를 ‘2020 해남 방문의 해’로 정하고 매화 축제, 달마산 힐링 축제 등을 이어가려던 해남군도 봄 축제 계획을 접었다. 이맘때가 좋으니 꼭 가보라 권하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 힘든 시기 이겨내고 지친 마음 달래 줄 곳으로 저장하길 바란다.

◇화장기 없는 미황사에 숨겨진 예술

미황사 주차장에 차를 대면 바로 일주문이다. 산문을 들어서면서 긴장감이 한풀 꺾인다. 문보다 지난해 내건 ‘달마산미황사’ 현판에 더 눈길이 간다. 한자에 절묘하게 그림을 입혔다. 특히 절집을 품은 ‘산(山)’ 자에는 불탑과 소나무, 꽃 가지에 스님(혹은 방문객)의 모습까지 들어 있다. 몸가짐을 조심하고 무조건 경건해야 할 것 같은 사찰의 위엄을 단숨에 허물어 뜨린다. 박방영 화가의 작품이다.[

미황사 주변은 동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끝물이어서 드문드문 눈에 띄는 꽃송이가 더 반갑다.미황사 주변은 동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끝물이어서 드문드문 눈에 띄는 꽃송이가 더 반갑다.대웅보전으로 들어서는 돌계단을 사철 푸른 덩굴식물이 덮고 있다.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길 양편은 검푸른 동백 숲이다. 절정을 지나고 드문드문 남은 동백꽃이 그래서 더 반갑다. 절간에 들어서면 왼편에 달마대사 석상이 세워져 있다. 훌떡 벗겨진 머리에 수염은 무성하고 장삼 자락이 바닥까지 늘어졌으니 도통한 신선의 풍모다. 달마대사는 남북조시대 승려로 중국 선종의 시조로 알려졌다. 다른 뜻도 있다. 사전에는 ‘달마’를 불교에서 자연계의 법칙과 인간의 질서를 이르는 말이라 정의해 놓았다. 선문답처럼 모호하다. 미황사 뒷산이 하필 달마산인 것도, 달마가 동쪽으로 온 까닭도 여전히 의문이다.

자하루 아래 통로를 지나면 드디어 대웅보전(보물 제947호)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황사 대웅전은 단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화장기 없고 화려한 치장이 없어 더욱 아름답다고 평가되는 건물이다. 미황사 대웅전이 처음부터 단청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건물 오른쪽 서까래를 유심히 살펴보면 색을 입혔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김연수 기자  yresu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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