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대통령, 확고한 원칙 깬 北에 강력대응…평화구상 '시계제로'

박재희l승인2020.06.17l수정2020.06.17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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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문대통령, 확고한 원칙 깬 北에 강력대응…평화구상 '시계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북한을 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문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강력 대응' '엄중 경고' 등 수위 높은 표현을 담은 회의 결과는 문 대통령의 의중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대화의 손길을 저버리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행위를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한반도에서의 긴장은 당분간 고조될 전망이다.'하노이 노딜' 이후 답보 상태인 비핵화 대화를 복원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고자 했던 문 대통령의 구상은 암초를 만나게 됐다.
남북합의 무시한 북한을 용인할 수 없었다
문 대통령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하루 전인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반도 긴장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엄숙한 약속', '흔들려서는 안 될 확고한 원칙'이라고 표현했다. 어떠한 상황이 와도 요구를 관철하고자 무력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남 비방 및 위협을 이어온 북한이지만, 문 대통령은 대화와 소통으로 응수했다. '저자세'라는 일각의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남북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만 하루 만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없애 버렸다.판문점선언의 결실이자 남북대화를 상징하는 이곳을 파괴하는 행위를 원칙론자인 문 대통령으로서는 용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유근 NSC 사무처장이 NSC 상임위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를 걷어내겠다고 해 온 상황에서 시설 철거가 아닌 폭파라는 수단으로 긴장감을 높인 것 역시 인내의 한계치를 넘어선 행위에 해당한다.
김 사무처장은 브리핑에서 "북측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는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보복에 나설 것을 경고한 데 이어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난 9일 남북 통신연락선을 끊은 데 이어 이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이다.
이에 청와대가 '강력한 대응'을 천명한 만큼 남북의 강 대 강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남북 화해의 물꼬를 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전 상황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고 문 대통령으로서는 남북 합의정신을 저버린 북한의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온적 대응이 국내 여론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자연스레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미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중재자·촉진자역도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남북이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며 문 대통령이 제안한 도로·철도연결 사업, 개별관광 등 협력사업 구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 대화 포기는 아직…정상간 신뢰에 실낱같은 희망 거는 청와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이 전해진 직후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주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그러나 NSC 회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관련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지만, 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전체회의를 주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서로를 향해 비판적 태도를 직접 보이지 않은 만큼 긴장 완화에 필요한 남북 정상 간 신뢰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급속히 긴장이 조성되기는 했으나 남북이 과거 대결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확고하다"고 밝혔다.정권의 상징과도 같은 한반도 평화와 그에 필요한 대화 의지를 완전히 저버리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한반도 정세를 전환하고자 한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과 노력을 잘 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재희  jeilled@ns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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