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거대 여당 속전속결로 3조원 늘려... 브레이크 없는 졸속 추경

이국환l승인2020.07.01l수정2020.07.03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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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거대 여당 속전속결로 3조원 늘려... 브레이크 없는 졸속 추경
정세균 국무총리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3차 추경안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35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에서 졸속 처리되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이달 3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하려면 사흘 안에 국회 심사를 마쳐야 한다. 국회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 단계에서 속전속결로 조(兆) 단위 예산이 증액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독주와 미래통합당의 방조가 맞물리며 국회의 예산심의권이 무력화되고 있다. 

심사보단 '통과'에 방점 찍힌 추경 심사
기획재정위원회를 비롯한 16개 국회 상임위원회는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3차 추경안에 대한 예비심사를 끝냈다. 그 과정에서 정부 원안보다 예산 총액이 약 3조1,000억원 늘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산자위)는 중소기업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융자)예산을 1조원 확대하는 등 2조3,100억원을 증액했다. 교육위는 대학 등록금 환불 관련 예산을 2,718억원 증액했다. 등록금 환불을 위해 애쓴 대학 1곳당 약 7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문화체육관광위는 국내 관광명소 홍보 예산을 신규 편성한 것을 비롯해 799억원을 늘렸다. 
국회를 보이콧 중인 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상임위별 심사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산자위는 중간 정회 시간을 제외하고 1시간 25분만에 수조원 증액을 의결했다. 정부안보다 수천억원을 늘린 교육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심사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16개 상임위 중 정부안을 그대로 통과시킨 곳도 기획재정위 등 8곳에 달했다.
기재위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17일 기재위가 구성되고 부처 공무원이 예산 내용도 설명하지 않았다. 심의가 아닌 ‘통과’ 목적의 상임위가 졸속 운영되고 있다”고 항의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도 “추경안 심사에 참고할 상임위 추경예산 검토보고서를 회의 시작 직전에 받았을 정도”라고 했다. 
예산결산특별위의 본심사에서도 ‘날림 심사'가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3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3차 추경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겨우 1, 2일 안에  예결위 내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에서 각 상임위가 넘긴 예비심사안에 대한 감액ㆍ증액 심사를 마쳐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3차 추경안의 세부사업(세출증액 사업 기준)이 299개에 달한다는 것이다. 세출 사업이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1개에 불과했던 2차 추경(12조2,000억원)과 비교해 세부심사 범위가 광범위하다. 가령 지난해 8월 본회의를 통과한 ‘일본 수출규제 대응’ 추경(5조8,300억원ㆍ세부사업 223개)안은 예산소위 상정 이후 예결위 전체회의 통과까지 17일이나 소요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통합당은 이날도 추경 심사에 복귀하지 않고 대(對)여 공격에만 집중했다. 국민이 부여한 예산심사권을 임의로 포기한 것이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35조3,000억원이 다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고 미래세대 빚이다. 그런 걸 3일 만에 심사를 마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3차 추경안에 대해 “제2의 코로나 유행을 우려하는 상황 속에서 역학조사ㆍ방역 관련 일자리는 일체 반영하지 않고 통계왜곡용 일자리를 억지로 만들어낸 무대책 추경”이라고 비판했다. 한글파일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전국 야생동물 수출입 현황조사 등 단기 알바성 공공 일자리 예산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경안을 비판하면서 정작 심사에 참여하진 않는 이중적 태도다. 

이국환  Leekukho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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