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통령 지지율 ‘지뢰밭’ 된 부동산 정책

박재희l승인2020.07.15l수정2020.07.1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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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대통령 지지율 ‘지뢰밭’ 된 부동산 정책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부동산 정책이 ‘지뢰밭’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부동산 대책을 통해 ‘집값’ 안정을 목표로 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6·17 부동산 대책까지 내놓았다. 6·17 대책은 한마디로 초고강도 투기 근절 대책이다. 부동산 매매를 통해 얻는 수익을 원천 차단하는 정책 내용을 담고 있다. 다주택자 보유세를 강화하고 전세대출을 비롯한 갭투자 수단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수도권 거의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다. 재건축 규제, 법인 규제, 갭투자 대출 규제, 실거래 조사 강화 등이 총망라된 대책이다. 투기를 뿌리 뽑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게 실려 있다.

문제는 초고강도 대책이 발표되고 난 이후의 국민 여론이다. 총선 직후 60%대 고공 행진을 했던 대통령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를 보면, 지난 4월 넷째주 조사에서 63.7%였던 긍정 평가 지지율은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인 6월29일~7월3일 실시된 조사에서 40%대로 주저앉았다. 긍정 평가 49.8%, 부정 평가 45.5%로 나타났다(그림①).

대통령 지지율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19에 대한 평가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임기 4년 차에 접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한 가장 큰 이유였다. 고점을 찍은 후 완만하게 하락하던 지지율은 북한이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직후 흔들렸다. 50%대 초반까지 후퇴했다. 부동산 대책 논란은 흔들렸던 대통령 지지율에 대형 악재가 되고 있다. 왜 부동산 대책은 대통령 국정수행을 뒤흔들고 있는 걸까.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 ‘30대’도 등 돌려

부동산 대책이 대통령 국정수행에 지뢰밭이 된 첫 번째 이유는 ‘연령 초월’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환경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의 기준이 되는 변수는 경제·북한·공약(검찰 개혁)이다. 정치 현안과 관련한 대통령 국정수행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갈리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부동산 대책 논란은 모든 연령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30대는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지만, 부동산 대책 논란으로 흔들리고 있다. 대부분의 30대는 부동산 거래를 하기 시작하는 연령대다. 전세나 월세의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하기 시작하는 연령대가 바로 30대다. 특히 거주 조건이 좋은 서울의 마포구·용산구·성동구는 젊은 세대가 주택 구입을 희망하는 선호 지역이다.

물론 결혼이나 부모로부터 독립하면서 거주를 위해 주택을 구입하지만 미래 자산가치로 부동산은 최우선 투자처다. 설문조사에서 재테크를 위한 투자처를 물어보면 1순위로 선택받는 대상이 부동산이다. 매우 본능적이고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부동산 대책 혼란 이후 30대의 긍정 평가가 가장 많이 하락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다른 연령대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20대는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현금 자산 없이는 주택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50대 이상은 종합부동산세 비율이 높아지면서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정책이 문 대통령 지지율에 크게 부담이 되는 두 번째 이유는 ‘지역 초월’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수준이 높아졌다. 무슨 이유인지를 물어보았다. 한국갤럽에서 6월30일~7월2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북한 관계’가 16%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북한을 부정 평가 이유로 대는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 ‘북한 관계’ 다음으로 ‘경제민생문제 해결 미흡’ ‘부동산 정책’ 순이었다. 정권 내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지 않았던 부동산 이슈가 중요한 평가 이유로 등장한 것이다.

부동산 이슈를 경제 문제에 포함한다면 경제가 가장 큰 부정 평가 이유였고, 그다음이 북한 관계로 나타났다(그림②). 코로나19에 대한 좋은 평가로 고공 행진을 누렸던 지지율이 다시 일반적인 환경으로 돌아가버렸다. 부동산 문제가 대통령 지지율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중요한 부정 평가 변수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거의 대다수 지역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다.

부동산 정책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더 큰 이유는 ‘해법 부재’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여당과 함께 서둘러 후속 대책을 내놓는다고 했지만, 국민들의 신뢰는 회복되기 쉽지 않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7월3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후속 조치가 효과가 있을 것인지 여부’를 물어보았다.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36.8%로 응답자 10명 중 4명도 되지 않았다. 반면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반응이 49.1%로 절반에 육박했다.

최근 대통령 지지로부터 이탈하고 있는 20대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절반 이상이었고, 30대는 표본오차 범위 내 부정 인식이 더 높았다. 말 그대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다(그림③).

특히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주 집과 서울 집 매도를 놓고 오락가락하면서 민심은 급속도로 이반했다. 남북관계가 악화되더라도 이 정도의 민심 이탈은 아니었는데 해법이 없는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민심은 속절없이 빠져나가고 있다. 2005년 노무현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정책으로 밀어붙이다가 강한 저항에 부딪힌 바 있었다. 투기 근절이라는 취지는 좋았지만 정책 소통이 부족했고, 보수층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저항이 발생하면서 추진 동력은 한풀 꺾이고 말았다.

낮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종합부동산세 추진 좌절로 더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2015년 금연운동 확산을 위해 담배에 중과세를 했지만 흡연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로부터 부족한 세수를 무리하게 거둬들인다는 저항에 부딪혔다. 이때 쌓인 불만이 그 후 지지율이 추락하는 데 적지 않은 이유가 되었다. ‘해법 부재’라는 이유 때문에 부동산 정책은 현 정권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가 아니라 대통령 임기는 짧고 부동산 투기는 길다. 세대를 초월하고, 지역을 초월해 영향을 미치는 이슈인 데다 해법 부재이기 때문에 시나브로 대통령 지지율의 ‘지뢰밭’이 되고 있다. 

박재희  jeilled@ns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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