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늘부터 전공의 무기한 휴진 돌입, 코로나 의료대란 비상

고영채l승인2020.08.21l수정2020.08.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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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부터 전공의 무기한 휴진 돌입, 코로나 의료대란 비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국면에 의료계가 21일부터 단체행동에 들어가면서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는 19일 의·정 간담회가 성과 없이 끝나자, 전공의들은 21일부터 무기한 순차 휴진에 들어가고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6~28일 2차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전공의들의 휴진은 코로나19 환자 진료 차질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21일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의 업무 중단을 시작으로, 22일 3년차 레지던트 업무 중단, 23일엔 1·2년차 레지던트가 휴진하기로 했다. 23일부터 전체 전공의가 집단 휴진에 들어가는 것이고, 또 이날부터 무기한 업무 중단을 이어가기로 했다.
대전협은 지난 7일과 14일에도 집단 휴진했다. 하지만 각 하루씩이었고 전공의가 빈 자리에 선배인 전임의, 간호사들이 배치돼 우려했던 의료 공백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업무 중단은 23일부터 무기한 진행되는 만큼 대형병원 등에서 진료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이른바 인턴, 레지던트로 불리는 전공의 업무는 광범위하다. 병원 대부분의 수술·마취를 보조하고, 환자 입원부터 각종 검사, 상태 등을 관리한다.
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신촌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빅5’ 대형병원은 전공의가 각 400~500명 규모로, 전체 의료인력의 3분 1 정도 된다.각 병원들은 환자 입원과 수술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이번 단체행동은 저번과 달리 진료 공백이 생길 것 같다"며 "응급도가 낮은 환자의 입원이나 수술 일부를 줄여 연기했고, 전공의가 담당하는 외래 진료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국 의사들의 집단휴진 총파업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로 환자들이 이송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발하며 14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면서 보건당국에서 병실 확보 요청이 들어왔다"며 "통상 중증 환자를 전공의 고연차, 전임의들이 맡고 있는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면 의료 대란이 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빅5 등 대형병원은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주로 받고, 경증 이상 중증 이하 환자들은 정부가 지정한 감염병 전담병원 등에 간다. 감염병 전담병원은 수도권엔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국립중앙의료원, 가천대 길병원, 인하대학병원, 성남시의료원 등이 있다. 여기에도 전공의들이 코로나 환자 진료, 응급 진료 등을 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최근 확진된 수도권 환자들의 경과가 악화될 것으로 본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층의 경우 중증으로 진행하는 데 한 일주일 정도 걸린다"며 "지금은 확진 초기여서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주말을 지나며 나빠지는 환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사랑제일교회 발 확진자들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40%에 육박한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수도권 환자들의 입원 치료가 늘어날 경우 전공의 부재로 진료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전공의가 일반병실 환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교수들이 코로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전공의 휴진이 길어지면 코로나 환자와 일반 중환자까지 교수와 간호사들이 전담해야 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휴진이 길어져 의료진이 지치면 환자를 더 이상 못 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26~28일 동네병원 중심의 의협 총파업도 사흘간 진행돼 일반 환자들의 불편이 클 전망이다. 지난 14일 1차 총파업 때는 전국 의원 3곳 중 1곳(32.6%)꼴로 문을 닫았다.
코로나 비상 시국에서 의료계가 단체행동에 나서자 비난 여론도 거세다.
대전협도 이런 상황을 의식해 중환자실, 분만, 수술, 투석실, 응급실 등 필수진료 인력은 휴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형철 대전협 대변인은 "매일 병원에서 코로나 환자를 직접 보고있고, 심각한 상황인지 잘 안다"며 "그런데도 의료계가 단체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의료계에 협력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구태여 의료계가 반대하는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다"며 "정부가 코로나를 극복할 생각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정부가 코로나 극복에 헌신한 의료진을 겉으론 치켜올리면서 ‘의대 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 한방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등 의료계가 반발하는 4대 정책을 한꺼번에 추진하는 데 대한 배신감이 크다.
광주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된 20일 오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 도중 이동식 에어컨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현재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의료계 단체행동이 비난 여론을 불러올 게 뻔하지만 의료계는 더욱 뭉치고 있다. 이날 대형병원 전임의들과 전국광역시도 의사회장 협의회도 26일 총파업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상황이 급박해지자 이날 전국 국공립병원장‧사립대병원장 대표들을 만나 전공의 휴진과 관련해 협조를 구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의협에서 예정했던 집단행동을 밀고 나가는 상황이 됐다.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긴급 간담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이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복지부 1차관)도 이날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강행한다면, 정부도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 외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다"며 "수도권 중환자 치료의 공백과 응급실 운영에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해당 병원들과 논의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고영채  ydng11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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